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해 마시는 커피입니다. 재료만 보면 아주 단순하지만, 이름의 유래부터 제2차 세계대전 미군 이야기, 스타벅스와의 관계, 롱블랙과의 차이까지 생각보다 여러 이야기가 따라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볼 때는 널리 퍼진 설과 확인된 사실을 나눠서 보는 편이 좋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한 커피
아메리카노의 기본은 에스프레소와 물입니다. 스타벅스도 카페 아메리카노를 에스프레소 샷에 뜨거운 물을 더하는 음료로 설명합니다. 우유가 들어가는 라테나 카푸치노와 달리, 에스프레소의 풍미는 남기면서 농도를 낮춰 조금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입니다.
물과 에스프레소의 비율은 카페나 레시피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어떤 곳에서는 진하게 느껴지고, 다른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름에 왜 ‘아메리카’가 들어갈까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은 미국식 커피와 연결된 표현입니다. 영어 사전에서도 ‘Americano’를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더한 커피로 설명합니다.
이 이름의 유래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있던 미군 이야기입니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익숙하지 않았던 미군이 자신들이 마시던 드립커피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뜨거운 물을 섞어 마셨고, 여기에서 아메리카노가 시작됐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를 확정된 기원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커피 전문 자료에서도 널리 알려진 설로 소개할 뿐, 역사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아메리카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만들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기원설 가운데 하나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를 만든 것은 아니다
아메리카노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타벅스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스타벅스가 이 음료를 처음 만들었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스타벅스는 1971년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처럼 에스프레소 음료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카페도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원두커피와 차, 향신료 등을 판매하는 매장이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커피하우스 문화가 본격적으로 이탈리아와 연결된 것은 훨씬 뒤입니다. 하워드 슐츠는 1983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에스프레소 바 문화를 경험했고, 이후 시애틀에서도 비슷한 커피하우스 문화를 구현하려 했습니다. 1984년에는 스타벅스에서 에스프레소 음료를 시험했고, 1985년에는 슐츠가 별도의 카페 사업인 일 조르날레를 시작했습니다. 1987년 일 조르날레가 스타벅스 자산을 인수하면서 지금과 가까운 커피하우스 형태가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역시 에스프레소 샷에 뜨거운 물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를 발명했다기보다는, 세계적인 커피 체인으로 성장하면서 이 음료를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게 만든 브랜드 가운데 하나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아메리카노와 롱블랙은 재료가 비슷하다
아메리카노와 자주 비교되는 음료가 롱블랙입니다. 둘 다 기본 재료가 에스프레소와 물이라 겉으로 보면 매우 비슷합니다.
차이는 주로 만드는 순서와 물의 양에서 나타납니다. 일반적인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하는 방식으로 설명됩니다. 반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널리 마시는 롱블랙은 먼저 뜨거운 물을 준비한 뒤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붓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물도 상대적으로 적게 쓰는 경우가 많아 에스프레소의 풍미가 조금 더 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카페에서는 레시피가 매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물을 먼저 붓느냐 에스프레소를 먼저 붓느냐만으로 모든 아메리카노와 롱블랙을 완전히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룽고는 물을 나중에 섞는 커피가 아니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혼동하기 쉬운 이름이 룽고입니다. 하지만 룽고는 완성된 에스프레소에 물을 추가하는 음료가 아닙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평소보다 더 많은 물을 커피 가루에 통과시켜 길게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먼저 추출한 뒤 물로 희석하지만, 룽고는 추출 과정 자체가 다릅니다. 겉으로는 비슷한 검은색 커피처럼 보여도 맛과 향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원리는 같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기본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에스프레소와 물에 얼음을 더한 형태입니다.
반면 아이스커피는 뜨겁게 추출한 일반 커피를 차갑게 마시는 방식이고, 콜드브루는 분쇄한 원두를 차가운 물에 오랜 시간 우려냅니다. 겉으로 보면 모두 검은색의 차가운 커피지만 추출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같은 원두를 써도 향과 질감, 쓴맛이나 산미의 인상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진한 맛과 카페인 양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양은 에스프레소 샷의 수와 원두, 추출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을 많이 넣는다고 이미 추출된 카페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의 양은 주로 농도와 맛의 강도를 바꿉니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카페인을 많이 섭취했을 때 심박수 증가, 두근거림, 혈압 상승, 불면이나 수면 방해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증상이 있는데 일부러 더 많은 커피를 마셔 몸을 적응시키는 방법은 권할 만하지 않습니다.
아메리카노는 만드는 법만 보면 단순한 커피지만, 그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흥미롭지만 확인되지 않은 설도 있고, 스타벅스의 역사나 롱블랙과의 차이처럼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도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마시면 평소 익숙하게 주문하던 아메리카노도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참고 자료
- Starbucks, Caffè Americano 및 Espresso explained
- Starbucks, Our Original Store·Il Giornale 등 회사 역사 자료
- FDA, Spilling the Beans: How Much Caffeine is Too Much?
- Perfect Daily Grind, What Is A Long Black Coffee? 및 Americano 관련 자료
'커피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플랫 화이트에 대한 유래와 이야기 (0) | 2023.04.19 |
|---|---|
| 콜드브루에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 (0) | 2023.04.14 |
| 카페 모카에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 (0) | 2023.04.11 |
| 카푸치노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0) | 2023.04.11 |
| 카페라떼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0) | 2023.04.07 |